오늘은 대리석 식탁이 깨져서 온 얘기를 하고 싶다.
모델하우스에 집을 보러 왔을 때, 집을 예약할까 말까 망설이는 나에게 영업사원이 가구 바우처를 주겠다고 제안하였다. 집을 빨리 팔고 싶었나 보다. 영국은 집을 빌릴 때 가구가 거의 붙어 있기 때문에 가구를 살 일이 없었다. 침대와 책상 의자를 산적이 있는데, 이사 갈 걸 대비해서 값나가는 물건으로 사지 않았다. 그래서 다른 집으로 이사할 땐 버리고 왔기 때문에 가구라곤 하나 없는 나에겐 귀가 솔깃하는 제안이었다. 그래서 집 계약하기도 전부터 가구 웹사이트를 보고 또 보고 필요한 가구를 골랐다.
다른 가구는 몰라도 식탁과 소파 테이블을 꼭 대리석으로 하고 싶었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이 테이블이 인기인지 재고가 하나도 없어서 주문하고 사주 정도 걸린다고 하였다. 그 정도는 기다려도 될 것 같아서 그러라고 했는데, 사주가 되어서 연락하니 물건이 오긴 했는데, 다리 색이 블랙을 주문했는데 화이트가 왔다고 하는 것이다. 그래서 다시 또 이주를 기다려야 검은색의 다리가 도착한다고 해서 그렇게 하라고 하였다. 그런데 다시 이주가 지나도 물건이 온다는 연락이 없어서 연락하니 아직 공장에서 물건이 도착 안 했다고 한다. 그러고서는 또 주말이 지나버려서 다리 색이 달라도 괜찮으니 일단 보내 달라고 하였다. 나중에 다리만 다시 바꿔 달라고 하려고 그렇게 하였다.
그랬더니 대리석 식탁과 소파 테이블이 같이 오늘 도착하였다. 배달하시는 남자 두 분이 오셔서 다리를 집에서 조립해 주시고 가시고 나서 테이블을 체크하였다. 그런데, 대리석 식탁의 한쪽 가장자리가 깨져 있는 것이 아닌가! 옮기다가 떨어뜨린 것 같다. 배달하시는 분들은 몰랐을까 그분들이 떨어뜨린 걸까 모르겠다. 완전히 깨져 있는 것이 명백했다. 한 달 넘게 기다렸는데, 너무 실망이다. 또 새로운 테이블을 기다려야 한다니, 어느 한 가지 한 번에 그냥 끝나는 것이 없다.
오전에 오셔서 조립하고 가셨는데, 내가 깼다고 할까 봐 바로 사진 찍어 보냈다. 아직까지 답이 없다. 인기상품이니, 또 한 달은 기다리라고 할까 봐 걱정이다. 오늘은 대리석 식탁이 깨져서 와서 기분이 찜찜한 하루를 보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부디 기분 좋은 하루를 보내셨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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