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연히 고흐의 해바라기는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 그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미술을 좋아하지만 하루하루 살기 바빴던 나는 유럽에 있으면서도 갤러리에 자주 발을 들이지 않았다. 핑계일지 모르나 사실이다. 그러다 어느 날 암스테르담에 가게 되었다. 불현듯 꼭 가야겠다는 생각에 갑자기 비행기 표를 끊고 갔다. 암스테르담에 가면 꼭 반 고흐 박물관에 가라. 표는 미리 끊어라. 사람이 많으면 못 들어가거나 문을 닫으면 멀리서 거기까지 가서 고흐의 그림을 못 보고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시간대별로 표를 끊을 수 있으니 미리 계획을 세워 표를 준비하라.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문을 닫았고 티켓 구매가 안된다. 이 블로그를 누군가 읽은 때는 구매가 될 수 있길 바란다.
그렇게 반 고흐 뮤지엄에 아침부터 들어갈 수 있었다. 오전 내내 있었던 것 같다. 사실 하루 종일도 있을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자제했다. 암스테르담은 처음이라 다른 관광도 하고 싶었기에. 불행히도 사진 촬영 금지라 남은 사진은 하나도 없다. 군데군데 사진 촬영하게 해 주는 복사본 사진들뿐이다. 그리고 그의 인생의 타임라인의 벽 글씨들, 그가 죽은 것은 1890년이었다는 것. 고갱과 프랑스 프로방스 지역 아를(Arles)의 그 유명한 노란색 집에서 두 달 같이 살다 왼쪽 귀를 자기가 자른 후 1년쯤 후에 총으로 자살한다. 그의 동생 테오도 형을 따라 1년도 안 되어서 죽었다는 거.. 고갱과 같이 살다가 자주 싸우다 자신의 귀를 잘랐다는 거 왜 그랬을까. 고갱이 자기를 인정해 주지 않아서? 고갱이 자기와 달라서?
37년의 짧은 삶.
천재 화가.
그 외에도 오디오 가이드를 빌려서 들으면서 뮤지엄을 구경하면 그의 일생에 대해서 조금 알 수 있다. 물론 유료이지만 빌릴만한 값어치는 100%이다. 가격은 뮤지엄 티켓 사는 링크에서 참고하라.
나는 그림을 모른다. 하지만 그림을 좋아한다. 그리고 색을 좋아한다. 그런데 반 고흐 뮤지엄에 가서 나는 알았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화가를 만났다는 것을. 그는 컬러링의 천재라고 본다. 화가의 천재보다 그를 색 감각의 천재였다고 본다. 나는 모든 그림을 사랑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고흐의 그림이 좋다. 배고팠던 화가 고흐, 고갱은 부유한 환경에서 자란 듯 프랑스 화가였지만 고흐는 모델을 빌릴 돈도 부족한 가난한 네덜란드 화가였다. 동생 테오가 경제적으로 지원해 주지 않았으면 그림을 그릴 수 없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고흐는 자화상이 많다. 밑에 보아라. 유일하게 입장객에게 사진을 찍도록 허락해 준 고흐의 짜가 자화상 그림이다. 뮤지엄 벽화처럼 붙어있다.
그럼 이제 암스테르담에 반 고흐 뮤지엄에 있는 반 고흐 해바라기와 런던 내셔널 갤러리에 있는 해바라기를 비교해 보자. 나는 그림의 전문가가 아니다. 그런데 암스테르담에 반 고흐 뮤지엄에 갔다 와서 반 고흐 그림을 따라 색칠하다 해바라기에 대해서 너무 잘 알게 되었다. 왜냐 보고 또 보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셔널 갤러리에 걸려 있는 그림을 보자마자 암스테르담에서 본 것과는 다르다는 것을 한눈에 알았다. 그 이유는 화병에 쓰여있는 빈센트의 사인이 달랐다. 여러분들도 밑에 사진 비교해 보라. 어떻게 다른지.. 그래서 직원분께 이 그림 가짜 아니에요? 암스테르담에 것과 다른데요?라고 물었다. 지금 생각하면 참 배짱 있는 질문이었다.
하지만 직원은 모른다 전문가를 불러 주겠다 이렇게 답변을 했다. 그래서 전문가분이 오셔서 고흐가 그린 해바라기는 전부 12점이 있었고 그중 내셔널 갤러리에 소장된 그림과 같은 버전의 그림을 고흐가 세 개 그렸고 하나는 암스테르담에 하나는 런던에 하나는 일본에 있다는 것이다. 처음 안 사실이다. 재밌다. 고흐를 아는 사람은 다 알고 있던 지식인이 모르지만 나 같은 그림 문외한이 그림을 직접 보고 그림의 차이를 발견한 거라 흥미진진했다. 그리고 나중에 집에 돌아와 더 조사해 본 결과 한 전문가가 유튜브에 올린 비디오를 봤는데 일본에 있는 해바라기는 가짜 일 수도 있다고 한다 ㅎㅎ 빈센트 사인이 해바라기 병에 없다. 믿거나 말거나.
내셔널 갤러리의 사진은 사진을 찍을 때 각도를 잘 못 잡아서 색이 암스테르담과 달라 보이지만 실상은 거의 같다. 내가 찍은 사진에서의 색이 다르게 나왔지만 실제는 같다.
빈센트의 사인이 다르다는 것과 화병에 흰색이 칠해져 있는 것도 다른 게 보일 것이다. 그 외의 크게 다른 점은 아마추어인 나로서는 잘 모르겠다. 그럼 이제 암스테르담의 고흐 박물관에 대해서 사온 기념품에 대해서 말하고 싶다. 암스테르담 반 고흐 뮤지엄은 밑에서 위로 올라가는 형식으로 되어있다. 그렇기 때문에 밑의 층부터 그의 화가 초창기 시절부터 위층으로 올라가며 그의 죽기 직전까지의 그림을 볼 수 있다. 맨 위층에 가면 기념품 가게가 있다. 무엇보다도 눈에 들어왔던 거는 칼라랑 북. 모든 아마추어가 프로가 되기까지 무엇을 하는가 프로를 따라 하는 것, 창조는 모방의 어머니라는 말이 맞다. 언젠가 시간이 되면 꼭 반 고흐 그림들을 제대로 따라 해 보고 싶지만 우선 이 도구를 사 가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가격은 £56 정도 한 것 같다.
밑에 보이듯 위에는 반 고흐 오리지널 그림 사진 밑에는 스케치가 되어있다. 색연필로 색깔만 입히면 된다. 스케치가 안 되어 있는 게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스케치 연습도 하게. 알고 있다 정말 엉망으로 했다는 거 하지만 즐거웠다. 색칠을 하는 동안은 모든 고민 스트레스가 멈춰있었다. 오직 색칠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그래서 그림 그리기가 좋다.
그렇게 완성한 나만의 해바라기. 물감으로 하는 것이 더 나을 뻔했다.
이 북에는 반 고흐의 그 외의 몇 점의 그림들이 더 있다. 지금 코로나로 시간이 많으니 몇 개 더 색칠해 보고 싶다. 밑에는 반 고흐 뮤지엄의 제일 마지막에 볼 수 있는 추상적 해바라기 전시회이다. 누구 작품인지 확인 안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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