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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에서 사는 이야기/리뷰

[추천] 주방용 칼 Joseph Joseph - 어려 보이는 게 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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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 보이는 게 죄입니다. 죄 맞아요!

 

이사하면 산다고 칼을 계속 안 사고 있었다. 한국도 그럴지 모르겠는데, 부엌용 칼은 아무데서나 살 수 없다. 키친용품이 겸비되어 있지 않은 아파트에서 살기 시작하면서 집 사면 주방 용품 세트로 사야지 하면서 미루고 있었는데, 이제 이사도 했겠다 제대로 된 칼이 필요했다. 그래서 칼을 사려고 John Lewis와 Amazon을 비롯한 온라인으로 주방용 칼들을 여러 가지 살펴보았다. 욕심을 부리자면 한도 끝도 없어서 좋은 물건을 싸게 살 수 있는 방법을 택했다.


존 루이스(영국인들이 제품을 신뢰하는 대형 백화점, 웨이트로즈라는 슈퍼마켓과 제휴)에서 우연히 본 도마가 있다. Joseph Joesph 이란 제품인데, 주방 용품이 깔끔하고 가격도 괜찮다. 영국 제품이며 2003년에 글라스 도마를 만들면서 점점 주방용품으로 사업을 키워 갔다고 한다. 그래서 도마로 유명하다. 도마는 이사 오기 전부터 사뒀었는데, 그렇게 도마를 조셉 조셉에서 샀기 때문에 칼도 같은 곳에서 사고 싶었다. 존 루이스 백화점 온라인에서 조셉조셉 칼들을 보니 사고 싶은 스타일은 가격이 이 삼백 파운드 이상이었다.

그래서 Argos 아르고스로 넘어가서 부엌용 칼을 뒤지다가 우연히 조셉조셉 물건을 발견하였다. 조셉조셉 웹사이트에도 없는데, 아르고스에서만 판매하고 있는 저렴한 조셉 제품을 발견한 것이다. 평점도 206 명이 평점 5점 만점에 평균 4.8을 주었다. 완벽에 가까운 점수였다. 그래서 근처 아르고스로 갔는데, 칼은 25세 이상의 사람에게만 판다는 것이다. 내 얼굴이 25세 이상으로 안 보여서 신분증이 있어야 한다고 한다. 아직도 슈퍼에 가면 알코올 살 때 신분증 보여 달라고 하지만, 내 나이를 크게 외치며 왜 내가 신분증이 필요한 가라고 따져 매번 넘어갔는데, 여기 아르고스는 통하지 않았다.

 

조셉조셉 주방용 칼 (사진 출처 아르고스 웹사이트에서 퍼옴)

오늘처럼 화가 나는 일은 처음이었다. 비도 오고 칼 사서 집에 갔다 놓고 다시 외출할 계획이었기 때문에 다시 집에 가서 신분증을 가져와서 칼을 사고 집에 놔두고 다시 나오기 정말 정말 싫었다. 내가 정확히 몇 살인지 블로그에 쓸 순 없지만, 억울하다. 아마 꼬부랑 할머니가 되지 않는 이상 이 신분증 문제는 영국에서 떠나지 않을 것 같다. 도대체 어디를 보고 내가 25 이하로 보인다는 건지 모르겠다. 나보다도 까마득히 어려 보이는 인도인지 아랍계 아가씨가 신분증 없으면 안 된다 그러고선 나와 비슷해 보이는 매니저까지 데려 와서 나보고 신분증 내놓기 전에는 팔 수 없다고 하는데, 정말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이상한 나라임에 틀림없다. 

 

기분이 상해서 결국 존 루이스 백화점 가는 길에 다른 아르고스에서 가서 신분증 들고(역시나 신분증 물어본다) 같은 제품을 구입하였다. 정말 나이 어려 보이는 게 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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